그저 내가 이렇게 멀쩡 살아있는것만으로도 큰다행!!
긴긴 가뭄을 이겨내지 못한 식수가 마침내 뚝..
앗차 싶어 소방급수차 긴급출동에 페트병 식수
몇상자 받아서 겨우 연명한지 오늘로 사흘째!!
물론 나 한몸이야 별장문 꼭꼭 걸어잠가놓고서
도시아파트로 내려가서 마눌여우님과 겨울나고
상황이 호전될 때 슬슬 다시 올라오면 그만이지만..
내 손길을 기다리는 행똘군말고도 촌로할매 한분..
자식들 다 도시외지로 보내놓고 맨손 힘으로 그
1500평밭 농사를 지으시며 사는 문맹 독거할매!!
온몸이 걸어다니는 종합병원이라 봄 여름 가을
삼철은 농삿일로 새벽별보기 밭일노동에 겨울엔
미루고미루던 읍내병원 거의 사나흘에 한번 통원..
노선버스 정류장까지 한 2km 되는 거리를 찬새벽에
아픈 다리 이끌고 걸어가는 것도 힘들고 고역이시다.
지난달부터 내차로 일주일에 한두번꼴로 태워주는데
사실 그것도 이젠 언제 끝날지모를 일상사가 되었네.. ㅠㅠ
그러니 이래저래 물없이 사는 건 그 노파도 나도 공동운명..
다른집 사람들은 이미 일찌감치 도시로 읍내로 다 피란갔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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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여름내 말벌들이 그렇게 공포감을 주더니만 오늘
드디어 풀숲 틈에서 찾아내 일망타진 제거작전 성공!!
(戰원생활은 춘하추동 사시사철 戰쟁없는 날이 없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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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똘군과 최소의 물로 살아가는 생존법 동계 훈련중..
나는 야전군 지휘관이고 행똘군은 야전군 전투병사.
행똘군은 세수도 머리감기도 샤워도 아니하고 잔다.
나는 세수하고난 세숫물도 버리지않고 발은 씻는다.
행똘군은 그냥 야전변소에서 큰일 작은일 다 해결한다.
나는 작은볼일은 야전에서 서서쏴로 해결하고 큰볼일은
세숫물이나 설거지물 모아뒀다가 좌변기 물 내릴때 활용.
취사 : 쌀은 물소비가 많으므로 라면이나 전투식량으로..
(육포, 날달걀, 날고구마, 사과, 양파, 수제 요구르트)
반찬 : 마눌님이 한솥 끓여놓고간 미역국에 김치와 명란젓.
고추장아찌..그나마 미역국도 다 먹어가는군.. 에휴..
※행똘군 식량은 과립사료와 맹물로만 버티기 극한상황 돌입.
설거지 : 설거지물 극도최소화 목적상 밥 국 반찬 한그릇에..
커피 : 서너댓잔도 한두잔으로.. 그만큼 절박 심각.. 커피잔
따라 마시는 양보다도 씻어낼 때 물이 더 소모되거든..
샤워 : 틈날때 잠깐 도시아파트 본가로 출장가서 해결한다.
세탁물 : 역시 모았다가 도시아파트 본가로 가져가 바꿔온다.
실내청소 : 진공청소기로 부스러기나 먼지만 흡입해버린다.
이거 내 한몸 남자니까 야전훈련 군대경험으로 참고 견디지
어르신이나 어린애 또는 여자라도 있었다면 행똘군이고 뭐고
벌써 도시로 임시 피란갔을텐데 묘한 운명의 장난이네.. ㅠㅠ
일단 마눌女友님만 당분간 도시아파트 본부에서 지내기로..
소방급수차 한번 더 출동 요청했더니 다른 인근 마을도
동일한 상황이라 불 끄러다니는 일보다 물 주러 다니는 일
바쁘다고 내일 오전에야 출동하겠단다.. 우짜것스..그러라지..
에고.. 이웃할매 내일 아침 새벽 또 버스정류장 태워달라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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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51년 일월 스무엿새.. 생활용수 단절 사흘째 생존기.
산골사랑방 慧明草堂 / 발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