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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골짝 사랑방

김장 연례행사는 멋과 정이 어우러진 맛잔치..


금요일부터 다듬고 절이고 한방중에 다시 뒤집어주고..


토요일부터는 본격적으로 대용량 양념 버무리고 젓고 비벼넣기



대충 마치고 저녁식사 여흥.. 30년 숙성 발렌타인 한병을 홀라당..


형부나 제부들이 할 수 있는 일이라곤 네자매들에게

수고비 명목으로 신사임돈 한장씩 기꺼이 쥐어주기..

일요일 오전 대략 총 240kg의 굴김치 조기김치 칼치김치 김장

네집 자매들이 각자 가져온 통에 나눠들고 하산하는걸로 종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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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발효된 영양만점 김장김치 밥상에 올라오면

남자는 그저 맛있게만 먹어주면 되는줄 알았지..

그런데 올핸 뭔가 생각이 달라져도 한참 달라졌스..


100포기 배추 모종 손수 심었지를..

물주고 잡초 뽑아주며 석달열흘 키웠지를..

다자란 배추머리 묶어주기도 하고 마침내 수확


그리고 시험삼아 마눌님 없는 새에 한20포기쯤은

내 손으로 2등분 가르고 4등분 칼집에 소금도 뿌려봤지..

처형이 와서보고는 그 20포기 다시 절이긴했지만..~>.<~

김장 완전초보자 발마그넘 아직은 일생에 도움이 안되네..


금요일 오후부터 처형처제들 산골에 올라와서

배추 절이는동안 워낙 공사다망한 마눌여우님과

나는 시장에 얼른 나가 해물(조기 칼치 뽈락 새우)등

장보기 서둘러 마치고 돌아와 김장대열에 합류하였스.


2박3일간 동거합숙하며 김장연레행사 치러보니

우리 대한민국 줌마부대 막강 주부님들의 노고

재확인 계기는 물론 특히 네자매들 동기간 협동심

의리와 우애도 다짐하는 시간과 공긴이 되었더라!!

바깥남자들은 묵묵히 박수와 응원표시로 신사임돈..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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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욱 고마운 것은 두 처제님들이 형부인 내게 거꾸로

적지않은 금일봉 봉투를 내밀고 가는 것 아닌가.. 이런..


봉투 겉에는 정감어린 글씨..


사랑하는 형부!

맛있는 김치 잘 먹겠습니다. -현주 처제-


형부, 올해도 맛난 김치 감사합니다. -이뽀니 처제가-


마눌님은 다른 사람들 모르게 제 큰언니에게만 따로 슬쩍

거마비를 쥐어주는데 그것 또한 보기좋더라. 잘했스잘했스.


100포기 김장담기 만만한 작업만은 결코 아니었스.

늘 해오던 주부님들의 노고였지만 올핸 예년과 달리

내가 직접 참여해보니 유난히 더 실감 통감하였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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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50년 십이월 초사흘. 김장을 마치고..

산골사랑방 명초당 / 발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