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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골짝 사랑방

언지예~? 어데예~?

콩나물 시루 같이 그 복잡한 한양 읍내에서 살다가

큰서당 마치고서는 첫직장을 대장간으로 결정했다.

 

작은 도시에서 지내보니 어색한 점도 많았지만

복잡하지 않음이 오히려 그렇게 좋을 수가 없었다. 

 

총각 시절인지라 주말만 되면 동창친구들 만나러 왕복

14시간 포항-대구-한양읍내-대구-포항숙소 천리길을

피고니즘 고다니즘 마다않고 오르樂 내리落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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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다가 드디어 갱상도 대구 문디 여우를 만났다.

 

우리 또 만날까요? / 그녀의 대답 : 언지예?

다음 일요일 열두시요!! / 그녀 대답 : 어데예?

동대구역 시계탑에서 만나보자고 말던져놓고는 돌아섰다..

 

 

 

 

그 일요일 코빠지게 기다려도

그녀의 코빼기는 보이지 않았다....

바람 쐬러 갔다가 바람만 맞았다...

 

실망감 허탈감 그리고 말로 표현 못할 자괴감...

이러다 장가도 못가고 몽달귀신 되는 거 아닐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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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중에사 알고보니 언지예 어디예는

갱상도 지역 표준어로 <아니오>였다.

 

나는 그런 줄도 모르고 하마트면 총각귀신으로 썩어지낼 뻔했다.

그녀는 딸만 여섯있는 집의 셋째딸이었다. 그 2년후 그녀는 결국

우리집 안방女友가 되어 한지붕 한이불 한솥밥 한칫솔 같이 쓴다.

 

지금은 두분 다 고인이 되셨지만 신혼시절엔 달구벌 처가에 가면

장인장모님 말씀의 20% 정도는 마눌님의 통역이 필요했더라는 전설...

 

※원문출전 : 산골 사랑방 쉼터 / 발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