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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자재 난장

유물찾기? 보물찾기?

인생은 공수래 공수거.. 훨훨 가볍게 하늘로

 

처제의 시아버지께서 작년에 별세하셨다.

 

생전에 기거하시던

아파트를 매도처분하기 위해
온갖 살림 유품정리작업을 도와주러 갔다.

쇠절구 홍두깨 체 곡괭이 낫 쇠스랑 써레..
별별 오만 잡동사니가 한시대를 말해준다.

이삿짐 싸는것보다도 선별 정리 작업이
그토록 힘든것일줄 예전엔 미처 몰랐다.

즉 대부분 깔끔 멀쩡해도 그냥 내다버릴
수 밖에 없는 물건들이라 아깝지만 낑낑
7층에서 지상 분류배출장으로 반복하여
오르락 내리락 엘리베이터에 불이 났다.

고가의 원목가구 책상등은 재사용
그릇 집기류는 불우이웃돕기 기증
기타등등은 고물장수 또는 폐기장 행

가뜩이나 후텁지근 더운 삼복더위 한여름에

숨은 턱턱 막히고 땀은 줄줄 흐르는데 

끝모를 작업에 매달려있으려니 따분.

 

그런데 처제와 동서는 그저그냥 슬슬

힘든 티도 안내고 작업을 잘 하더라.

나중에 알고보니 짐정리 하다가

현금뭉치 300만원을 발견했단다.

 

오잉? 아니 웬 300만원씩이나?

 

생전에 남겨둔 유산과 부채는

임종이후 상속처리 완료된 뒤에

나온 적지않은 돈인만큼 유품정리

작업 일당치고는 꽤나 횡재!!

 

어딘가 구석에 혹시 또 꼬깃꼬깃

감춰두었을지 모를 또다른 돈뭉치를

보물찾기 하듯 찾아볼 가치가 있겠으나

만약 나온다해도

그건 행운의 물건을 찜한 임자몫.

 

외국에서도 가끔 그런 사례가 있다더라.

중고가구를 벼룩시장에서 구입했는데

서랍구석에서 골동품적 가치가 매우 높은

희귀금화 우표 채권 고문서 등등.

 

어차피 내버릴 항아리와 장독들은

언니에게 주면 혜명초당 시골마당에

된장 간장단지로나 활용하겠다싶은

처제의 제안에 마눌여우님과 나는

기꺼이 수락하며 싣고왔다.

 

적어도 5~60년은 됐음직하다.

깨지지만 않으면 대물림 가능.

 

그래서 이동중에 깨지지말라고

둘둘 말아 싸아온 이불들은

마당 화덕에 저렇게

소각하며 고인의 명복을 다시금 빌었다.

 

공수래 공수거.

 

나도 언젠간

떠나겠지만 떠나기 전

내 스스로 먼저

미리미리 비우고 버린뒤

혹시나 나머지 최소한의 일상용품을

유품정리하는 자손들이 보물찾기

놀이하듯 즐겁게 하라고 신사임돈 여사를

곳곳에 숨겨놔야겠더란 우스개 생각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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