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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골짝 사랑방

김장행사 마치고나니 시원+후련+개운

석화 숯불구이로 일단 기력보충

 

장작불 화덕의 곰국 솥에서도 김이 모락모락

 

한밤중 그리고 새벽녘에도 일어나 절이고 뒤집어주며 물빼기

 

드디어 본격적인 맛내기 작업

네자매 여군들은

온갖 양념소 버무려서 배추에 비벼넣고,

두동서 남군들은 도우미 조수노릇,

이몸도 불질 사진질 온갖 허드렛일

 

 

매년 이맘때쯤이면

의례 치르는 김장 대작전!!

 

올해도 어김없이

배추 120포기 무 50개 투입해

금토일 2박3일간의 합숙 대장정

맛과의 전쟁을 치렀다는 전설이..

 

동원 투입된 군사는 세계최고

막강 줌마부대 네자매.

처형, 마눌여우님 그리고

어야쁜 두 처제님!!

 

여군이 앞장서는데 남군이

빠지면 안되요되요되요되요?

그래서 맏동서만 불가피하게

빠지고 두 동서들은 당연 참전.

 

금강산도 식후경이라고

김장전투도 먹어야 힘을 내니

사흘간의 남녀 일곱군사 삼시세끼

전투식량 군량미 조달도 큰 문제!!

주식량은 뜨끈따끈 소고기 사골국

부식량은 석화숯불구이 김치굴전 과일

 

온돌방엔 장작군불도 자글자글

지펴놔야 네자매 오손도손 수다탕

떨다가 잠 잘자라고 이몸은 자연스레

곰국 화덕과 황토방 아궁이 불질 담당. 

 

첫날은

생배추들을 두쪽으로 가르고 씻고

소금에 절여놓고는 한밤중 12시쯤

일어나 한번 뒤집고 다시 취침

새벽5시쯤 일어나 또한번 뒤집어주고

물기 빼주느라 걸쳐놓고 내친김에 그냥

 졸린눈 비비며 먼동 틀때까지 작업.

새벽녘엔 영하의 기온이라 온몸 써늘.

 

둘쨋날

어제도 먹었지만 오늘도 쪽파 종종

썰어넣은 뜨끈따끈 맑은 우윳빛 곰국

한그릇에 햅쌀로 지은 하얀 이팝 뚝딱!!

 

그리고나서는 돌격 앞으로 나를 따르라

처형의 진두지휘로 여군들의 일사불란

각개전투와 합동 협공작전이 전개되다.

 

어둑어둑 해질무렵 초저녁엔 잠시잠깐

휴식겸 다같이 굴구이로 와인 잔치.

숯불 석쇠에 구워낸 석화 속살

까먹는 재미가 제법 아주 짭쪼롬.

 

이번 김장작전이 예년과 달리 조금더

보람찼던 항목은 고춧가루!!

즉 모종 심기에서부터 물주기

 관리 채취수확 세척건조를 내손으로

손수 해냈다는.. 방앗간에서 빻아오는

과정도 내눈으로 직접 입회 목격 감시..

그래서 청결 위생만은 확실 보장!!

 

셋째날엔

김장 진압작전 잘 마쳤으니

각자의 몫 전리품 빠짐없이 챙겨가기.

김장김치는 당연하거니와+생배추

+생무 몇개+고춧가루+기타등등..

 

또한 둘째 처제는 친구분중 하나가

수술후 와병중이라 그 친구 몫으로

큰 김치통 두개를 더 가져갔다는..

모두들 흔쾌히 동의 수락!!

 

극구 사양했지만

두 처제들은 어김없이 또

거액의 금일봉 봉투를..

형부가 직접 재배한 무와

배추 석달간의 수고비라면서..

 

1번 처제는

석달 재배기간중 야간보초 근무

배추 잘지켜낸 마당개 몫으로도

고단가 영양특식 한아름 놓고가고

2번 처제도 친구김장 해결해줘서

고맙다고 따로 별도 한봉투!!

 

받아도 안받아도 늘 고민과 함께

한편으론 참 멋쩍기도 하여

마눌여우님 눈치를 샬폈더니 끄떡끄떡.

 

이렇게그렇게 그럭저럭 네자매들의

합동 김장작전 임무완수.

숙제를 마치고나니

긴장감은 풀리고 피로감도 사라지면서

개운 후련 허전 시원섭섭!!

 

아마도 올해엔 뭔지 모르게

유난히 다사다난했던 탓이리라.

 

큰동서는 크고작은 수술 몇번했지..

1번 처제네는 코로나 검사 판정 오류로

온가족이 졸지에 생이별 두번했었지..

그 처제 본인은 깜빡 졸음운전으로

몸은 멀쩡해도

폐차까지 가는 대형사고 겪었지..

2번 처제네는 시모님 요양원 기간중

시부님 별세하셨지..

 

초당 마당개 장군이 녀석도

불철주야 배추밭 보초근무 수행중에

오마이스태풍 산사태를 목격하면서

집 떠내려가나 초긴장 아연실색

혼비백산 경험했지를..

 

희로애락 생로병사 그 윤회의 사슬에서

그 어느 누구인들 벗어날 길 있겠으랴?

다만 생각이 팔자요

행복은 그저 마음먹기 달렸더라는

_( ♡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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