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산골 마을에 한겨울 물난리가 났다.
10가구 공동사용 물탱크가 텅텅 비었다.
가뭄도 아니고 지난달에 비는 충분했었다.
7가구는 월동차 철수하고 비어있는 중이라
남은 세가구 물사용량이래봤자 미미했을 터.
그런데 왜 물이 어디로 다 빠져나간 것일까?
전임 이장과 현재 이장 그리고 마을청년
세명이 문제해결사로 출동하여 현장조사..
저수조에서부터 관로계통을 따라 산
중턱에 있는 수원지 집수정까지 답사.
미심쩍은 두군데 해부해보기로 결정!!
뱃속의 멀쩡한 창자를 꺼내 짤라보듯
땅속에 잘있는 배관을 파내 짤라봤다.
별탈없이 물은 잘 흘러가고 있었더라.
그럼 물탱크 안엔 왜 물이 안들어오지?
다시 탱크로 와보니 누군가 유입보충수
밸브를 잠가놨다는 심증이 감지되었다.
동네할매 ㅎ언냐가 대뜸 ㄱ영감을 지목한다.
두분 다 과부요 홀애비건만 사이가 앙숙이다.
물증도 없고 목격자도 없는데 평소 ㄱ영감의
행실로 봐서는 인심을 잃어도 단단히 잃어서
늘 의심 받을 짓에 왕따노릇 자청은 했었지..
이틀간 생활용수 단절로 얼마나 몸고생 맘고생
했는지 이게 벌써 해해연년 연례행사 세번째다.
두번은 나의 월동 동파예방 부실이 원인였기에
혜명초당 인입배관 이후의 내 단독 문제였지만
이번 사고는 진짜정말 전혀 예측못한 변수였다.
범인을 찾는건 둘째문제고 우선 물이 급하다.
짤라진 배관 다시 붙이고 파냈던 땅 되메우고
유입수변 재개방하니 원상회복 정상 가동중!!
내 개인적 참고목적상 밸브 위치와 용도를 따로 표시해놨다.
다시 물탱크를 가득 채우는데까진 꼬박 30시간정도 걸렸다.
떡 본 김에 제사지낸다고 물탱크 내부도 청소..
바닥에 쌓인 진흙뻘이 장난 아니게 제법 퇴적..
그래도 유독성 중화학 물질은 아니기에 위에
떠있는 맑은 물은 맛도 좋고 음용 가능하였스!!
마침 여우마눌님도 출동하였던터라 일꾼 세명과
구경꾼 세명 6인분 점심은 후다닥뚝탕 한턱 제공♡
※주요 시사점 및 교훈
1.<꺼진 불도 다시 보자>가 아니라
<내 물은 내가 지키자>였더라는.. ㅋ~
2. 한밤중에 저 난리가 났더라면 혜명초당 전용
양수펌프는 밤새 공회전으로 소손되었을지도..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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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48년 12월 스무여드레
산골사랑방 慧明草堂 / 발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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