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 군내항에서도 두어시간 간격의 똑딱선을 타고
갈매기랑 노닐며 다시 15분 남짓 내려가면 송도 섬마을..
역시나 젊은 청춘들은 장성하며 하나둘
뭍으로 도시로 빠져나가고 빈집이 절반.
전혀 뜻밖의 인연으로 생면부지 한 가정집에 도착하니
살갑게 반겨맞으며 인정을 내뿜는 70초반의 노부부는
동행한 안내자의 고모와 고모부 되는 분이시라고 한다.
방안에 93세 고령의 할머니 얼굴엔 온통 검버섯.
어린애 또는 거동불편 개한마리나 다름없는 몸짓..@@
연신 고개만 흔들며 말은 못하시고 눈빛으로만 멀뚱멀뚱.
그 고모의 시어머니이신데 7년전에 치매 왔단다.
치매 전후 그 고부간에 벌어진 말못할 난감상황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로 많아 몇몇 일화를 들어보곤 나도 깜놀!!
치매걸린 시어머니나 그녀를
40년 넘게 봉양해온 며느님이나 나이차만 조금 있을 뿐
두분 다 힘없는 노인네들이건만 참 8자도 기구하지.. 나는
단지 견학체험차 우정방문 했을뿐이라 그저 묵묵히 술잔이나
주고받아주며 그녀의 섬마을 며느리생활 40년 넋두리 가만히
들어주는게 고작이었다.
오죽하면 그 며느님은
효부표창 받을 정도로 시어미를 잘 모셨단다.
그럼에도 장기간의 며느리노릇 감당이 힘들어 60넘어서야
뒤늦게 술에 의지하며 마음을 달래다보니 밥보단 술을 입에
달고 다니게 되버렸단다.
아닌게 아니라 내가 있는동안 내내 술상밥상 차려내어서는
술을 마신다. 술이 눈물방울이고 눈물이 곧 술방울인셈이다.
안그래도 그 곱디곱던 젊은 며느리가 시어미 기세에 짓눌려
마음고생 몸고생끝에 어느덧 70노인이 되는 다 늙으막에 이젠
술 때문에 치매시어미보다 더 쪼그랑 주름살깊은 할머니 얼굴.
그 견디기 힘들었음을 세월의 흔적으로 미루어 짐작하겠더라..
그토록 치매가 무섭고 끔찍한 가정파괴병이로구나
내 편협한 소견으로는 장수명 고령화 시대 이제 각 가정
개인의 효심에게만 맡길 일만은 아니겠구나... 정말이지
국가차원에서 배려할 사회적문제가 아닌가 생각이 들더라.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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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49년 2월달도 하루가 더 많은 날..
산골사랑방 慧明草堂 / 발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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