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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자재 난장

김장김치는 참 맛있게 잘도 익었드만..

때르르르르릉~♬

한양읍내 올라가 있던 마눌女友님의 전화


오잉? 뭬라?

서울에 새서방 마침내 얻었다고라고라?


잘했스 잘했스~!! 잘했고말고.. 수고 많았스..

ㅎㅎㅎ.. 서울에서 새방 하나 계약해놨다는.. 


노총각 아들녀석 원룸 사는 모습이 측은해서

늘 가슴이 미어터지는 것 같았는데 그럴듯한

아파트 한채는 도무지 가격이 높아서 벅차고

아예 신혼살림도 가능한 신축 투룸 매입 결정.

일단 천만원 계약금을 걸어놓고 입주는 3월쯤.


그나저나 어서 빨리 장가를 들여줘야할텐데..

뭐 이렇게라도 새집 구했으니 이젠 잘 풀리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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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오면 저렇게 철철콸콸 흐르던 도랑물도 다 말라버린지 6개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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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건 그렇고..

오랜 가뭄과 한파로 시골산골 생활용수가 끊어지니

일상만사가 꾀죄죄 따분하고 의욕저하로 게을리즘!!


보글보글 지글지글 동태찌개라도 해먹고싶은데

물이 나와야 해먹지.. 그저 아침저녁으로 만만한

김장김치만 퍼먹고있으려니 마당개 행똘군도 괜히

미안한듯 두귀 납작 낮추고 쫄쫄쫄 잘도 따라다니네.. 

그놈 버려두고 내가 하산할까봐 아양 떠는게 뻔할뻔짜.. ㅎ~   


김장김치 맛은 참 잘들었는데 가만 생각해보니

내가 한가지 딱 실수했던 게 이제사 드러나더라.

직접 재배한 첫배추라 얼마나 소중한 생각이 들었던지

겉잎 거 뭐 아깝다고 질겨빠진걸 그대로 놔둔게 실수..


처형처제들과 마눌여우님이 절이고 씻을때라도 좀

떼내버렸으면 괜찮았을텐데 역시 또 그대로 버무리작업..

그래도 처형처제들 호호하하 손맛이 잘들어서 참 맛있네.


양념이 깊이 들은 겉잎 새삼 내버리자니 아까워 그대로

질걸질겅 삼키는데 고것들 섬유질이 좀 질기긴 질기네!!


내년 김장땐 아깝다 생각말고 질긴 겉잎은 대충 과감히

벗겨내 우거지 만들어야겠스.. 첫경험은 역시 밑천이야.


속닢들은 연하고 보드라워 사각사각 식감도 참 좋더라.

겨울 밥반찬 이 정도면 임금남 수랏상 부러울 게 있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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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51년 일월 스무여드레.. 김장김치만 퍼먹는 나날..

산골사랑방 慧明草堂 / 발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