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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자재 난장

적막강산에 나홀로 집 지키는 행똘군.

아고.. 산바람 찬바람이 칼바람이네..


산골에 물이 끊어져서 그런지 몰라도 이번

겨울은 유난히 더 춥고 더 길고 더 목마르네.


잠시 도시아파트로 내려가서 마눌女友님 생일축하

외식도 하고 장도 같이 보면서 지내니 좋긴 좋더라만.


물이 안나오면 어느 여자나 생할불편 때문에 왕짜증!!

그래서 마눌女友님은 당분간 아파트에서만 머물기로..

설날 명절차례도 도시아파트에서 지내야할지도 몰라..


산골 물 끊어진지 오늘로서 열사흘째 넘어가고 있스.

뒤늦게 들어보니 어느 집에선가 동파로 물이 샜다는..

그집도 겨우내 빈집이었기에 그집 쥔장도 몰랐대나?


어쩐지 소방급수차가 네차례나 마을공동 식수탱크에

물을 갖다부었지만 물쓰기도 전에 바닥이 나더라니만..


졸졸이라도 물이 들어오고 나가며 순환이 잘 되어야 동결

되지 아니하거늘 물이 모두 줄줄 새 빠져나갔으니 물탱크나

배관내 정체잔류수는 바로 얼어버리고 새로 들어오는 샘물도

길이 막혔으리라. 한번 얼면 비가 오거나 봄철 되어야 녹는다.


그렇게 새나간줄은 까마득하게  모르고 나는 괜히

가뭄과 한파탓으로만 알고있었네야. 허탈 허무 허망..


에휴.. 시골분들 설마 설마하더니 발마 발목 잡으셨넹.

해마다 이집저집 버금차례로 벌써 이게 몇번째야? ㅠㅠ


그리곤 14가구 모두들 저마다 살길 찾아 임시피란 갔스.

병치레할매도 결국은 구미 딸네집으로 피란간다고 연락. 

시골 산골마을은 이제 아무도 없고 당분간 텅텅 빈집들..


처음에도 그랬고 지금도 그렇지만 내 아니면 누구 하나

문제해결에 나서는 사람이 없스. 목마른 자가 우물판다고

갑갑답답한 나 혼자서만 발 동동거리며 뛰어다닌다는.. ㅎㅎ



명자야 명자야 너는 알리라.. 도대체 비는 언제 내리는거니?


마당개 행똘군 때문에 이몸은 다시금 혜명초당 올라왔스.

저 멀리서 바라보니 적막강산에 혜명초당 불빛만 휘영청.


칼바람 추위와 가뭄속 모두다 내려가버려 아무도 없는

산골마을을 마당개 행똘군 혼자 밤새 지키고 있었더라는..


도시아파트 다녀오면서 물한동이 길어가지고 산골 올라와보니

행똘군 홀로남아 혜명초당을 제혼자 잘 지키곤 있더라.. 일부러

목줄도 풀어 줬건만 어디 가지도 않고 망부석처럼 보초 근무중.



행똘아 배고프지 않았느냐? 밤새 춥진 않았더냐?


마눌女友님이 싸준 명태대가리 한토막 던져주니

좋다며 맛있게 잘도 먹네.. 그래 명태가 보약이라지?

이것도 마셔라 팩우유 따라주니 껄떡껄떡 원샷~!!


물 때문에 내가 너를 잠시 홀로 놔두고 도시좀 다녀왔다.

혹독한 이번 겨울 모두 개고생인데 나랑 조금만 더 참자잉..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 있다더란 여고괴담 전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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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51년 이월 초닷새..

완전 적막강산 나홀로 집에(행똘군 속마음)

산골사랑방 慧明草堂 / 발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