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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과 愛너지

공포의 일요일 새벽 다섯시

모두 하산해서 아무도없는 산골마을의

혜명초당을 마당개 행똘군에게 맡기고

나도 잠시 도시아파트에 머물고 있던중..


아무도 모르게 갑작스레 파묻혀 듁을

수도 있겠구나 생각하며 온몸 피가 역류

하는듯한 끔찍한 무력감을 오늘 맛보다!!


마눌女友님과 설빔 장보기 동행도 하고

다 떨어져가는 식수 돈주고 생수 사느니

상수도물 퍼오기도 할겸.. 이발도 할겸..

애마 정비도 좀 할겸.. 기타 겸사겸사..


어제 이발하고나니 원판불변의 법칙에 따라

미남 모드로 돌아오자 마눌여우님도 씽긋.. ㅎ~


그렇게 거기까지는 그런대로 참 좋았는데.. 웬걸..@@


오늘 일요일 새벽 잠결에 뭔가 어디선가 침대를

뒤흔드는 요란한 진동과 굉음에 둘이 꼭 껴안고

자고있던 女友님도 으악~ 나도 아악~ 괴성을

지르며 벌떡 깨어났더래요.. 흔들흔들 덜덜덜.


직감상 아 또 지진인가보다 했지만 전후좌우

상황파악 안되니 어찌할 바를 몰라 당황+황당.


재난방송 KBS1을 켜보았으나 아무일 없다는 듯

정규편성 내용만 방영중에 있었는데 시계는 5시

좀 넘은 시각을 가리키고 있었더라.. 좌불안석!!


재난문자 알림이라도 오나 했더니 감감 무소식.

공포 불안감 속에 길지도 짧지도않은 몇분후에야

비로소 KBS1 방송에서도 안내 자막이 뜨고 재난

문자도 왔는데 역시나 또 포항 지진이었더라는..ㅠㅠ


경주본진과 포항본진 그리고 이번 여진 세차례나

실제 몸흔들림을 당해본 경험상 극도의 소름이 쫙..


일단 옷을 갈아입고 마눌님이 챙겨둔 생존 비상

가방(안전모, 낙하물충격 특수두건 및 기타등등)

꺼내놓고 여차하면 아파트 밖으로 뛰쳐나가려고

가스배관 밸브부터 차단. 그리곤 실내 내부벽면과

베란다쪽 벽면을 살펴봤더니 균열은 없더라.. 안도!!


창문너머 다른이웃들 동태를 살펴보니 몇몇 집들만

훤하게 불이 켜져있고 대부분은 다 깜깜 오리무중..

미처 인지를 못하고 깊은 단잠에 빠져 있었으리라..


언제 또 들이닥칠지 모를 후속 여진이 무섭기도하고

매서운 찬바람 새벽바람 칼바람도 두렵긴 매한가지라

나가지도 못하고 어정쩡 TV재난방송만 시청중에 날은

밝아왔고 대충 아침식사를 하며 관망 대기하다 마눌님

다니는 소속직장에서도 비상소집 호출령이 떨어졌스..


오늘 장보기는 틀렸네.. 그럼 어떡하지?

마눌여우님은 일단 근무처로 비상 출근하고 

나는 물과 부식거리 챙겨준 것 들고 다시 산골로..


혜명초당을 제혼자 지키고있던 우리 마당개

행똘군은 별 일 없었다는 듯 꼬리 살랑살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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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51년 이월 열하룻날..  새벽 4.6규모 여진 겪은 날

산골사랑방 慧明草堂 / 발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