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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자재 난장

미남청년 행똘군 저 하늘의 별이 되다..ㅠㅠ


오호 통재라 애재라 어이없도다.


간밤에 깔고 잤던 저 깔판이

행똘군의 마지막 수의가 될줄이야?


행똘군이 가장 반가워하는 사람은 늘 여자였다.

그 중에서도 마눌女友님과 바로 밑의 처제

오갈적마다 뭔가 늘 행똘군 먹을걸 챙겨오는 두 여인들


엊그제 이틀간 연속 봄비 주룩주룩

마눌女友님 두눈엔 눈물 주룩주룩



늠름당당했던 행똘군 생전 모습


멧돼지나 고라니 추적하느라 그동안

올무에 목이 걸려 죽을뻔했던 고비를

세번씩이나 겪으면서도 잘 살아왔건만..ㅠㅠ


지난 5년간 병치레도없이 여러 방문객들로부터

인물 훤하고 온순한 성질로 한 칭찬받더니만..

그렇게 허무하게 떠나면 어쩌란 말이냐?


행똘군이 남긴 유품중 하나.. 공놀이 장난감..

행똘군 뛰놀던 빈마당에는 적막 고요만 덩그러니..

가끔씩 고라니 꿩 들쥐 새 등등을 잡아물고와서는

내게 칭찬이라도 받으려는듯 자랑하더니만..


캐나다 출국을 앞두고 은근 걱정하는 내말을

네가 몰래 엿들은 것임에 틀림없으렸다?

왜 하필이면 어제처럼 저기압 날씨에

장작군불 아궁이에다 코를 쳐박고

자도록 내버려둔 내가 잘못이어라.


자나깨나 불조심 길조심 차조심

입조심 말조심 경각심을 다시금

일깨워주고 떠나는 행똘군에게

진심 고맙고 미안한 마음에

목이 메이노라. 잘가거라


행똘군 수목장(주목)


사람으로 치면

20대후반이나 30대 초반 무렵.

철이 좀 들만한 그 아까운 나이에

요절하고만 너를 이곳에 묻어주노니

비록 육신은 스러지더라도 영혼은

부디 내세 인간으로 환생하려므나!!


그리하여 살아 천년 죽어 천년

주목 한그루를 묘지 비석으로 대신하노라.


깜순이 배가 무척 불어났던데 뭐라 말해줘야지? ㅠㅠ

혹시라도 인연이 닿거들랑 그 강아지 한마리

얻어다가 너의 분신이라 생각하고  키워보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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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51년 오월 이레.. 먼저 떠난 행똘군을 애도하며

산골 사랑방 慧明草堂 / 발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