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당별채는 온돌방이고
그 사랑채 난방은 장작불이다.
아궁이에 땔감을 쟁여놓고 불을 붙이고나서
두어시간 지나면 지글지글 자글자글 뜨끈따끈..
그 추운 겨울밤에도 때론 땀이 송글송글~~
톱으로 자른 통나무 토막을 세워놓고 도끼로
내리칠 때 반쪽이 쩍 갈라지면 경쾌 상쾌 통쾌
단칼에 쪼개지는 그 손맛은 카타르시스 쾌감!!
그러나 어디 세상일이 그리 호락호락만 하던가?
몇번을 내리찍어도 갈라질 생각없이 꿈쩍은 커녕
도끼날을 꽉 물고 요지부동 늘어지면 빼내느라고
괜한 씨름을 하기도한다. 그러나 그건 감내할만..
더 큰 문제는 그 둔탁한 반동이 도끼자루를 통해
손목과 팔을 타고 내 온몸에 쩌릿쩌릿한 불쾌감을..
그리고 나무토막 가운데쯤을 내려 찍어야함에도
휘두르는 원심력에 무거운 도끼날이 뜻하지않게
옆으로 빗나가버리면 나무는 나무대로 한귀퉁이
살점만 떨어져나가고 도끼날은 땅바닥 곤두박질..
이 헛손질 상황이 되면 온몸의 맥이 탁 풀려버리고
손에는 금속성 찌뿌뚜뚜한 진동감이 아주아주 괘씸..
그러다가도 어쩌다 도끼질 한번에 반쪽이 쩍쩍
갈라지고 장작 모양새도 이쁘게 나오면 빠졌던
어깨 힘이 다시금 화끈불끈 용솟음쳐 나오더라.
거참 신기~!! 그래서 장작불이 뜨거운건가? ㅎ~
온돌방 장작군불 체험은 잊혀져가는 향수를 재상기시켜준다.
그렇게 몇번의 헛손질에도 가끔은 단번에 쩍쩍쫙쫙
유쾌 상쾌 경쾌 명쾌 통쾌.. 5쾌 OK를 반복하다보니
반나절 걸려서 한달치 장작을 어렵사리 쪼개었다는..
다가오는 이 겨울에 또 어김없이 찾아올 백설공주와
사이좋게 지내려면 가끔씩 장작패기를 해줘야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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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51년 십일월 열아흐레.. 장작패기
산골사랑방 慧明草堂 / 발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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