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자유자재 난장

가시가 달린 것들은 다 이유가 있더라..


장미화는 요염함을 선택했으나

엄나무(속칭 은개나무)는 두릅나무와는

또다른 입맛 돋구는 쌉쌀함을 선택했나보다.


엄나무 새순을 뜯어 장아찌를 담근다는 소문은

들어서 알았지만 그놈의 가시에 몇번 찔리면서

별로 달갑지않기도 하였고 나무키가 너무 높아

감히 접근엄두를 못내 가지치기도 못한채 그냥

놔뒀더니 이젠 슬슬 거목이 되가고 있네. 장관~


주말을 맞아 마눌女友님 한양읍내 상경하는데

빈손으로 가면 아무리 자식이라도 좋다하겠나

해서 나는또 장보기에 짐꾼으로 호출받았다는..



아울러 혜명초당 하산 내려오는 길에 엄나무새순도 따서

갖다달라는 여우님 분부에 그동안 눈요기로 바라만보던

엄나무에 마침내 사다리타고 올라가 대바구니에 채우긴

채웠스. 물김치에 넣어먹어도 상큼한 돌나물도 한아름!!


셋째아이를 출산한 딸년이 엄마표 밥과 반찬을 먹고

싶다는 말에 죽도시장에 같이가 명란 명태 연근 우엉

김 전복 조기 갈치등등 사들고와 반찬거리 만드는데

아마도 자정을 넘어서까지 마눌님 손놀림 바쁘시겠스..

딸만 갖다주면 아드님이 섭섭해할테니 아들넘 몫도..

이번에는 내가 차를 몰고가니 바리바리 싸들고갈 셈!!


아무튼 두릅나물 딸때도 찔리고 엄나물 딸때도 찔리고

장미나무 옮겨심거나 묵은가지 전지 작업때도 찔렸지..


그런 천하 불손한 괘씸죄를 저질러도 살처분 아니하고

어여삐 여기고 있으니 임금님 애첩쯤이라도 되는건가?

-----------------------------------------------------

4350년 사월 스무이레. 엄나무 봄새순 한가득 딴날.

산골사랑방 慧明草堂 / 발마